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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고 잘 짓세 우리 집 잘 짓세

여리고 성과 함께 망한 사람의 이야기

by 마르코 권 2023. 6. 18.

하나님도 돈이 필요하신가?

 
이게 뭔소리냐고? 하나님이 돈이 필요하신게 아니라 사람이 돈이 필요한게지! 주일날 듣게되는 헌금설교 시간에 가끔 속으로 이렇게 한마디씩 해본 경험들이 독자여러분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기독교계 설교자는 설교본문 인용을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 한글로 된 성경만 보고 아무런 의심없이 이곳 저곳에서 스토리만 보고 설교본문을 작성하다보면 황당한 지경에 이르게 된다. 여기 바로 대표적인 사례 한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하나님께 바치려고 맘먹은 것은 떼먹지 말라?

사도행전 5장을 보면 아나니야와 삽비라라는 부부가 나온다. 사도들이 전한 복음을 듣고 은혜를 받아 자신들의 소유 하나를 팔아 그 값의 일부를 감추고 일부만 사도들 앞에 가져온 사건이 있다. 물론 현금성 돈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베드로가 이 사실을 간파하고 말했다. "아나니야야, 어찌하여 사탄이 네 마음에 가득차서 네가 성령님께 거짓말을 하고 땅값의 얼마를 감추었느냐? 땅이 남아 있었을 때에 네 것이 아니었느냐? 그것을 판 뒤에도 네 마음대로 할 수 있지 아니하였느냐? 네가 어찌하여 이 일을 네 마음 속에 품었느냐? 네가 사람들에게 거짓말하지 아니하고 하나님께 하였도다"고...
 
그 결과 아나니야와 그의 부인 삽비라도 순간 절명하게 되었다. 
 
만약 요즘도 이런 일이 기독교 계에서 왕왕 발생한다면 무서워서라도 제발로 예배당을 찾아갈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여하튼 매 설교강단에서의 결론은  '하나님께 드리려고 한번 마음먹은 것은 여차한 일이 있더라도 떼먹으면 큰일난다' 정도로 매듭짓고 있다. 
 
설교자들이 '헌금설교'를 하면서 <사도행전 5장>과 더불어 빠뜨리지 않고 인용하는 성경구절이 한군데 더 있다. 그곳은 바로 <여호수아 6장>이다. 배경을 잠시 설명해 보자면 이렇다. 이제 막 요단 강을 건너 가나안 땅으로 들어온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은 <여리고성>을 눈앞에 놓고 길이 막혀버렸다. 여호수아는 하나님의 군대대장의 도움으로 여리고성을 함락하게될 것이라는 신탁을 받게된다. 그래서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외쳤다.
 
"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이 성을 주셨느니라. 이 성과 그 가운데 있는 모든 것은 여호와께 바치되~ 너희는 온전히 바치고 그 바친 것중에 어떤 것이든 취하여, 너희가 이스라엘 진영으로 바치는 것이 되게 하여, 고통을 당하게 되지 아니하도록 오직 너희는 그 바친 물건에 손대지말라. 은,금과 동,철 기구들은 다 여호와께 구별될 것이니 그것을 여호와의 곳간에 들일지니라."(개역개정)
 
... 여호수아가 백성에게 신신당부한 말치고 그 생생한 감이 좀 떨어지긴 하지만 내용인 즉, 하나님께 바친 물건들에 손대지 말라, 손대는 사람은 고통을 당하게 될것이라는 이야기다. 아니나다를까 이 스토리의 결말은 매우 어둡게 끝난다. 다음장 11절 이후, 그 이유가 나온다. 유다지파 사람 갈미의 아들이었던 아간이란 사람이 여리고 성에서 노략한 물건중 외투 한벌과 은 200세겔, 50세겔 무게의 금덩이 한개를 자신의 장막에 감추었다. 
 
"이스라엘이 범죄하여 내가 그들에게 명령한 나의 언약을 어겼으며 또한 그들이 온전히 바친 물건을 가져가고 도둑질하며 속이고 그것을 그들의 물건들 가운데 두었느니라"(11절).
 
이 사건 때문에 아간과 그의 아들들과 딸들, 그의 소들과 나귀들 양들, 그에게 속한 모든 것들이 아골골짜기에서 돌무덤이 되었다.
 
무섭기도하고 가슴 아픈 이야기다. 
 
위 본문만 보면  하나님께서 노하신 이유가 하나님께 바치기로한 물질에 대하여 여호수아의 명령을 거부하고 전쟁 탈취물을 몰래 감춘 아간의 죄 때문으로 묘사된다. 해서 거의 모든 설교의 방향이 사도행전, 아나니야와 삽비라 부부이야기로 시작하여  여리고성 아간 사건으로 연결시켜 전개된다. 설교주제는 단 한가지, 하나님께 바치기로 한 번 서약한 것은 위의 비극적인 사건을 거울삼아 그 어떤 경우를 막론하고 숨기거나 떼먹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어찌보면, 그들의 죽음이란, 인간의 욕심과 탐심이 초래한 자연스런 결과가 아니었을까!
 
하지만, 여러분들이 모르는 반전이 있다.
 

너는 저주받은 물건(the cursed thing)을 조금도 네 손에 지니지 말라

 
구약성경 신명기 13장 말씀을 읽다보면 소름끼치는 내용들이 나온다. 
 
선지자나 꿈꾸는 자의 말들에 경청하지 말라. 그들이 네가 알지 못하는 다른 신들을 좇아가서 그들을 섬기라고 종용하거던 그 선지자나 그 꿈꾸는 자들을 죽여라. 왜냐면 하나님께로부터 백성들의 마음을 훔쳐 돌이키도록 말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너와 네 조상이 모르는 다른 신들, 네게 가깝거나 멀거나 땅 이 끝에서부터 땅 저 끝에 있는 신들을 우리가 가서 섬기자며" 만약 네 형제, 딸, 아내, 생명과 같은 친구가 말한다 할지라도 그들에게 동의하지 말고, 경청하지도, 동정하지도, 용서하지도, 숨겨주지도 말며 반드시 그들을 돌로 쳐죽이라는 말씀이다. 이유는 이집트 땅 종의 집에서 인도하여 내신 하나님께로부터 멀어지게 했기 때문이었다.
 
어떤 성읍의 벨리알(지옥 혹은 어둠)의 자식들 또한 진멸의 대상이었다. 이유는 동일하다. '우리가 가서 너희가 알지 못하는 다른 신들을 섬기자'며 꼬득인 것 때문이다. 그들과 그들이 사는 성읍은 아래와 같은 심판을 피할 수 없었다.
 
"너는 거기에서 취한 모든 탈취물을 거리 한가운데 모아 놓고 그 성읍과 거기서 나온 모든 탈취물을 전부 주 너희 하나님을 위하여 불사를지니, 그 성읍이 영원히 더미가 되어 재건되지 않을 것이다. 너는 저주받은 물건을 조금도 네 손에 지니지 말라. 그리하면 주께서 그분의 맹렬한 진노에서 돌이키시고 네게 자비를 베푸시며 너를 긍휼히 여기시고 네 조상에게 맹세하셨던 대로 너를 번성케 하시리니, 네가 주 너의 하나님 음성에 경청하여 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그분의 모든 명령을 지켜 주 너의 하나님 보시기에 옳은 것을 행하면 그러하리라."
 
이제 여호수아서 본문을 킹제임스 흠정역(1611 KJV) 성경본문으로 다시 읽어 보겠다. 여호수아가 백성들에게 간곡하게 말하고 있다.
 
"소리지르라. 주께서 너희에게 이 성읍을 주셨느니라. 이 성읍, 즉 성읍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이 주께 저주받을(shall be accursed) 것이다. ~너희는 어찌하든 저주받은 물건(the accursed thing)으로부터 스스로 주의하여 저주받은 물건(the accursed thing)을 취해서 너희 자신도 저주받지(accursed) 않도록 하고 이스라엘의 진영으로 저주(accurse)를 받거나 고통을 당하지 않도록 하라. 그러나 (불에 타지않는) 모든 은과금과 놋과 철기명들은 주께 바쳐서(are consecrated)그것들을 주의 보고로 들여와야 하리라(여호수아 6:17-19)."
 
저주받을...저주받은 물건...저주받은 물건...저주받지 않도록... 저주를 받거나...무려 5번씩이나 백성들에게 이르고 또 일렀다. 
 
다 같은 성경본문인것 같아도 그렇지 않다. 원문 히브리어를 어떻게 '번역'하느냐에 따라 내용이 180도 달라진다. 우리가 매일 보는 한글 성경(개신교)의 한계는 바로 여기에 있다.
 
같은 본문을 킹제임스 흠정역으로 읽으면 여리고성은 애초부터 하나님께 저주받은(be accursed) 성이었다. 소돔 고모라처럼 모두 불타 없어질 성... 그런 여리고성에 속한 물건들 그 무엇 하나 그분의 눈에 아껴두실만한 것이 있었을까!  아간 자신과 그의 가족 모두가 아골골짜기 돌무덤이 된 이유는  '하나님께 바쳐진 여리고 성 재물의 일부를 훔치고 장막에 감춘 본인의 죄'가 전부가 아니었다. 아간이 일순간에 망한 이유는 '하나님께서 저주하신 그 여리고성, 그 저주받은 성읍의 물건에 손을 댄 것'이 가장 주된 원인이었다. 신명기 13장을 읽어보라. 그리고 여호수아의 말을 다시 상기시켜 보라.
 

결론

너희는 주 너희 하나님의 자손이다. ~~ 너는 주 너의 하나님께 거룩한 백성이요, 주께서 지상의 모든 민족들 가운데 너를 택하여 자신에게 속한 독특한 백성이 되게 하셨다(신명기14:1-2). 
 
너희는 선택받은 세대요 왕같은 제사장이며, 거룩한 민족이요, 독특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움에서 불러내어 그분의 놀라운 빛으로 들어가게 하신 분의 덕을 너희로 선포하게 하려는 것이다(베드로).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은 '하나님의 독특한 백성' 중 한 명이신가?  그분의 '독특한 백성'이시라면 당연히 치러야하는 댓가가 있다. 
 
사도행전, 아나니아 삽비라 사건과 여호수아 6장, 아간의 사건은 전혀 연관성이 없는 구절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설교강단에서는 헌금설교를 위해 거의 빠짐없이 인용되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지금 당신이 보고계시는 성경과 설교집을 펼쳐보시라. 그리고 여호수아 6장 17-19절 말씀을 확인해보시기 바란다...
 
저주받은 도성 여리고인지? 아니면 하나님께 드리기로 바쳐진 여리고 성(城)인지?
 
귀있는 자는 들을진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