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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탁월함을 가진 자들의 운명

by 마르코 권 2023. 9. 17.

지구에서 탁월함(The Excellency)을 가진 사람들을 부르는 말들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하다. 구약성경에서는 이들을 네필림 혹은 니므롯이라고 불렀다. 로마나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제우스 넵툰 바커스 등을 비롯하여 수많은 전설과 역사 속에 그들의 이름은 뭇 사람들에게 두려움과 신망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지옥의 마왕으로부터 현대판 전쟁광의 모습 속에도 그들은 존재하고 있지만 한 민족 국가의 수장 또는 거대 기업가나 금융자본가들의 모습으로도 나타나 그 탁월함을 자랑하고 있다. 
 
오늘은 독자 여러분과 지구에서 탁월함을 가진 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한다. 이 이야기의 성경본문은 욥기서 4장이다.
 

고대인이 바라본 신과 인간 그리고 천사

인간에게 천년이란 시간은? 마치 하루살이가 내일을 모르듯 인간은 죽었다 깨어나도 가늠되지 않는 시간이다. 구약성경을 보면 고대인들의 수명이 나무와 같이 900세 정도는 거뜬하게 살았다고 기록되어있다. 사람의 수명이 오늘날과 같이 100세 전후로 급격히 짧아지게 된 시기는 성경을 한 번이라도 읽은 본 사람은 다 알고 있듯이 노아의 홍수 사건이 그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대 지구 격변기였다. 인류에게 빙하기에 맞먹는 큰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암튼 3,800년전 메소포타미아 근동 데만이라는 어느 지역에 욥의 친구 엘리파스라는 사람이 살았다. 그의 직업은 무엇인지 기록이 없어 알길은 없으나 그가 내뱉은 말들을 볼 때 당대의 철학자 였거나 당시 유행했던 샤먼(신과 접촉하는 사람) 역할을 했을런지도 모르겠다. 욥기 4장 12~21절 가운데 그는 어떤 영과 접신(접촉)하는 과정이 나온다. 
 
서두가 조금 길어졌는데 여기서 하고픈 이야기는 바로 이것이다. 욥의 친구였던 엘리파스가 남겼던 말 몇가지를 여러분께 소개하고 싶어서였다. 인용한 성경은 흠정역과 한킹이다.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이 하나님보다 더 의롭겠느냐? 사람이 자기의 창조주보다 더 순결하겠느냐?(욥기 4장 17절)
 
철학자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말 가운데 모털(Mortal)이라는 말이 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유한한 존재의 인간을 부를 때 쓰는 말이다. 반대로 신 곧 하나님께 대하여는 인모털(Immortal)이라는 수식어를 쓴다. 불멸의, 불사의 존재라는 의미에서다. 엘리파스는 확실한 유신론자였다. 고대 수메르 문명만 봐도 다신론, 범신론, 무신론이 지배하고 있었지만 그는 어떤 이유에서였는지 욥이 섬기던 하나님이라 불리는 신이 영의 모습으로 나타나자 그 영과 함께 싱크되었다. 그는 또 이런 말도 남겼다.
 
보라, 그분은 자신의 종들에게도 신뢰를 두지 아니하시며 그분의 천사들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꾸짖으신다(같은장 18절).
 
구약성서 욥기의 장수(chapter)는 모두 42장인데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있으며 또 히브리 구약성서의 배열(시편,욥기)과 사뭇 다르게 영어성경이 만들어지면서부터 욥기서는 시편 앞부분에 자리잡게 된다.  묵시록에 나오는 전3년반과 후3년반은 모두 42개월에 해당된다.  욥기서 장수와도 정확히 일치한다. 그뿐아니라 욥기서는 천사와 사탄의 존재, 그리고 몸의 부활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중보자의 부재 등과 같은 심오한 주재가 내포되어 있어 꾀 비중이 있는 책이라 말할수 있다.
 

탁월함을 가진 자들의 운명 

인류는 서로 도움을 주고 상생하며 사는 가운데 기쁨과 창조성을 누리고 삶의 보람을 느끼며 사는 존재이다. 인간이 스스로 만든 우상과 탐심의 노예로 전락한 이후 인류의 삶은 죽음과 파괴로 내몰렸다. 이 사실을 증명할 자료는 인류 역사로부터 얼마든지 제공할 수 있다.  하나님을 가장 많이 닮은 것이 있다. 무엇일까? 인간? 틀렸다. 그것은 자연이다. 자연은 하나님의 창조섭리대로 한치의 오차 없이 그분의 뜻을 이루어 나간다. 햇빛 비 바람 공기 물 식물과 동물 어느 하나 그분의 뜻을 거슬리는 존재가 없다. 사시사철, 낮과 밤, 봄 여름 가을 겨울 더 얘기할 필요가 없다. 자연은 스스로 자정능력도 가지고 있다. 오직 인간이 훼방 놓고 있을 뿐이다. 성경을 보면 재미있는 표현이 있다. '땅이 그 거민을 토해낸다'는 문장이다. '땅이 아담으로 인해 저주를 받았다'는 문장 역시 나온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옛 성인들은 말했다. '인간이 하늘의 뜻을 저버리면 자연도 인간을 버린다'는 요지의 문장이다. 이제 거의 결론에 다왔다. 시대의 현자였던 엘리파스가 18절에 이어 아래와 같이 결론을 내린다.
 
 
좀 앞에서도 부서져 버리는 먼지에 기초를 둔 진흙집에 사는 자들은 얼마나 덜 신뢰하시겠느냐? 
그들은 아침부터 저녁 사이에 멸망하며 영원히 사라지되, 아무도 생각해 주는 사람 없이 영원히 멸망할 것이다.
그들 안에 있는 그들의 탁월함이 사라지지 아니하겠느냐? 그들은 지혜도 없이 죽는도다.(같은장 19~21절)

 
현 지구 70억 가운데 자신의 탁월함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인류가 어떤 일정부분 그들의 탁월함에 덕을 보고 사는 것도 있으리라. 하지만 그들 역시 엘리파스가 본 바에 따르면 '아침부터 저녁 사이에 사는 사람'들이요 '먼지에 기초를 둔 흙집에 사는 사람들'이다. 그들처럼 탁월함에 최고봉에 있는 사람들이 지혜도 없이 죽는다니 성경이 어폐가 있는걸까? 신약성경 고린도전서 1장 24절을 보면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의 지혜라고 불렸다. 어쩜, 이 지구에서 아무리 탁월함을 가지고 살았다 하더라도 그리스도가 자신의 중심에 없는 사람들의 죽음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장막줄을 뽑아버려...

욥기 4장 21절 같은 본문에 대하여 여타 성경번역을 소개하고 마칠까 한다.
 
· 장막 줄을 그들에게서 뽑지 아니하겠느냐 그들이 죽나니 지혜가 없느니라(개역한글,개역개정)
 
· 그 천막들의 줄을 거두면 모두들 하릴없이 죽어가리라.(공동번역)
 
· 장막 줄이 뽑히면 그들은 아무 지혜도 없이 죽는다.(바른성경)
 
· 생명 줄만 끊기면 사람은 그냥 죽고, 그 줄이 끊기면 지혜를 찾지 못하고 죽어간다.(표준새번역)
 
· 천막 줄 쑥 뽑히듯 그들의 생명줄이 뚝 끊어지면, 사람이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지 깨닫지도 못한 채 어리석게 죽어가지 않더냐?’ 그날 밤에, 내가 분명 이런 소리를 들었다네.(쉬운말)
 
· 그들의 장막이 무너지니, 미련하게 죽어가지 않는가?(쉬운성경)
 
·  그들의 장막줄이 뽑히지 않겠는가? 그들은 죽어도 참 지혜 없이 죽는다네.’(우리말)
 
· 그들의 천막 끈이 이미 끊어지지 않았느냐? 이렇게 그들은 지혜도 없이 죽어 간다.(카돌릭성경)
 
· 가지고 있던 것 장막줄 뽑히듯 모두 다 사라지지 않더냐? 죽지 않더냐? 사람이 얼마나 하잘 것 없는 존재인 것 조차 깨달음없이 그렇게 사라지지 않더냐?(현대어)
 
· 어찌 육체의 줄이 끊어져 죽지 않겠느냐? 인생은 죽어도 지혜 없이 죽고 말 것이다.(현대인의성경)
 
· 그들 안에 있는 그들의 훌륭함이 사라지지 아니하겠느냐? 그들은 지혜도 없이 죽는도다.' 하더라.(한글킹제임스)
 
· 그들 안에 있는 그들의 뛰어남이 떠나가지 아니하느냐? 그들은 심지어 지혜도 없이 죽느니라, 하였느니라.(흠정역)
 

결론

인류는 불공평한가? 당연히 그렇다. 탁월함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마치 자연계의 먹이사슬처럼 그렇지 못한 사람의 비율이 훨씬더 많다. 하지만 창조주께서는 자연섭리에서도 밝히 보이셨듯이 포식자의 개체수가 적은 이유를 다 알고 계신다. 탁월함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사이 역시 자연의 섭리가 적용된다. 승자독식과 더불어 인류의 개체수가 줄어드는 순간 탁월함을 가진 자의 수도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라는 것이다. 
 
욥기서 4장 21절 속에 인간이 가지고 있는 탁월함을 읽어내지 못하고 오로지 장막줄, 천막 줄만 읽고 만다면 오늘 독자 여러분과 함께 나눈 얘기는 모두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