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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빌론이여 영원히 안녕,

by 마르코 권 2024. 8. 7.

필자가 요한계시록을 정독하며 발견한 또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있어 여기 독자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한다.

 

성경에 나오는 지명 가운데 가장 끈질기게 살아 남은 지명이 하나 있다. 그것은 여러분께서도 짐작하셨듯이 바빌론이다. 유대 민족에게 있어 바빌론은 어떤 곳이었을까? 

요시야는 여고니야와 그의 형제들을 낳았는데 그 무렵에 그들이 바빌론으로 끌려가니라.
그들이 바빌론으로 끌려간 뒤에 여고니야는 스알디엘을 낳고 스알디엘은 스룹바벨을 낳고
그러므로 아브라함부터 다윗까지의 모든 세대가 열네 세대요, 다윗부터 바빌론으로 끌려간 때까지 열네 세대요, 바빌론으로 끌려간 때부터 그리스도까지 열네 세대라. (마 1:11~17)

 

바빌론 제국은 우리 한민족으로 말하자면 식민지 종주국인 일본과 같은 나라였다. 그러니 그들의 기억에 바빌론 제국은 나라 잃은 백성들에게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치욕의 대명사였을 것이다. 참으로 아이러니 한 사실은 바빌론 제국은 BC 539년경 페르시아 연합군에 의해 멸망을 고하지만 그 지명만큼은 사라지지 않고 예수가 생존해 계셨던 시대까지 존재하고 있었다. 2024년 바빌로니아는 이라크 남부 도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함무라비 왕(BC 1792-1750)이 세계 최초의 법전을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유대 민족 입장에서 보면 바빌론은 망국의 한이 서린 곳이었지만 하나님 입장에서 보면 바빌론은 하나님의 신뢰를 저버린 자기 백성을 연단시키고 정화시키기 위한 풀무 도가니와 같은 곳이었다.

참으로 너희가 몰록의 장막과 너희의 신 렘판의 별 곧 너희가 경배하려고 만든 형상들을 들고 다녔은즉 내가 너희를 바빌론 너머로 끌고 가리라, 함과 같으니라. (행 7:43)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사실은 AD 100년 전후 과거 유대인들의 유배지였던 바빌론 그곳에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에클레시아 공동체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너희와 함께 선택 받은 바빌론에 있는 교회가 너희에게 문안하고 내 아들 마가도 그리하느니라. (벧전 5:13)
 
어느새 바빌론은 원시 기독교 발상지 가운데 하나라는 자리매김을 하게 되었다.
 

그러했던 바빌론이었지만 아쉽게도 바빌론 제국의 옛 이름은 요한계시록 18장 이후 더 이상 성경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다시말해 바빌론은 계시록 18장에서 영원히 잠들게 된다는 말이다. 지금부터가 본론이다.

 

바빌론은 적 그리스도(The Antichrist)라든지, 큰 용 혹은 옛 뱀 즉 사탄과는 다른 존재다. 바빌론 전후에 붙어있는 수식어들을 살펴보면 그녀에 대하여 잘 알 수 있다. 대부분 유럽기원 언어 중 상당수가 나라 또는 국가는 여성 인칭대명사(her)를 붙이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계시록 14장부터 18장에 여러차례 언급되는 바빌론은 국가 내지 그와 맞먹는 체급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천사가 뒤따르며 이르되, 저 큰 도시 바빌론이 무너졌도다, 무너졌도다. 이는 그녀가 모든 민족들로 하여금 자기의 음행으로 인한 진노의 포도즙을 마시게 하였기 때문이라, 하더라.(계 14:8)

그 큰 도시가 세 조각으로 갈라지고 민족들의 도시들도 무너지며 또 큰 바빌론이 하나님 앞에 기억되어 그분께서 그녀에게 자신의 맹렬한 진노의 포도즙 잔을 주시니라 (계 16:19)

 

본래 하나의 국가 체제가 3조각으로 갈라진다는 것은 내전 등 어떤 사유로든지  국가 자체가 분열된다는 말일 것이다. 이것은 다민족 혹은 다인종 국가로 이루어진 나라에서 발생할 확율이 높다.

 

얼마전 가상화폐 루나가 1달러대, 테라가 60센트 수준으로 급락했을 때, 비즈니스 인사이더나 블룸버그 통신은 "모든 것이 무너졌다. 테라가 디파이(탈중앙화 금융)세계에서 애정의 대상이었으나 죽음의 소용돌이로 향하고 있다"고 전한 적이 있다. 필자는 이 소식을 접하고 비로소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기대했던 모든 것이 무너졌다고 표현했을 때, 그것은 무엇의 종말을 고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제부터 바빌론 종말 시나리오의 특징 몇가지를 간략히 살펴보고 이 글을 맺을까 한다.

 

첫째,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의 급락이 단 몇 분 사이에 결정되었다면, 바빌론의 무너짐은 한시간 이내 종결된다는 점이다.

 

그녀가 받는 고통을 두려워하므로 멀리 서서 이르되, 가엾도다, 가엾도다, 저 큰 도시 바빌론이여, 저 막강한 도시여! 너에 대한 심판이 한 시간 내에 이르렀도다
그렇게 많던 재물이 시간 내에 없어지게 되었도다, 하고 모든 선장과 배에 있는 온 무리와 선원과 바다에서 무역하는 자들도 다 멀리 서서...
티끌을 자기 머리 위에 뿌리고 슬피 울며 통곡하고 외쳐 이르되, 가엾도다, 가엾도다, 저 큰 도시여! 바다에서 배들을 부리는 모든 자들이 그녀의 값비싼 물품으로 인하여 치부하였는데 그녀가 시간 내에 황폐하게 되었도다 (계 18:2,10,17,19)

 

둘째, 바빌론이라는 큰 도시가 더이상 흔적을 찾아 볼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설정은 마치 전설의 아틀란티스 대륙이 물속에 잠겨버린 경우와 흡사하다. 이것을 짐작케해주는 단초가 같은 장 21절에 나온다.

 

힘센 천사 하나가 큰 맷돌 같은 돌을 들어 바다에 던지며 이르되, 저 큰 도시 바빌론이 이같이 세차게 던져져서 다시는 보이지 아니하리로다(계시록 18:21).

 

큰 도시 바빌론이 이같이 세차게 던져진다고 했는데 어디로 던져진다는 말인가? 바다에 던지며 이르되, 우리가 이렇게 읽는 그대로 만약 문명 도시 바빌론이 바다속으로 가라앉게 된다면  그 다음에 아마도 이런 구절들이 따라 나오지 않을까?

하프 타는 자와 음악 하는 자와 피리 부는 자와 나팔 부는 자들의 소리가 다시는 네 안에서(바빌론) 들리지 아니하고 어떤 종류의 기술을 가진 기술자든지 그도 다시는 네 안에서(바빌론) 보이지 아니하며 또 맷돌 소리가 다시는 네 안에서(바빌론) 들리지 아니하고
등잔불 빛이 다시는 네 안에서(바빌론) 비치지 아니하며 신랑과 신부의 음성도 다시는 네 안에서(바빌론) 들리지 아니하리로다. 네 상인들은 땅의 위대한 자들이었으며 네 마법에 모든 민족들이 속아 넘어갔도다.

 

21세기 물류시대, 세계무역 만큼 큰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은 달리 없을 것이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거래되는 자원과 물자, 금융 상품과 서비스, 항공 또는 해상으로 움직이는 물동량은 거의 천문학적이다. 나라와 사회가 발전하고 개인 개인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주머니가 두둑해지는 상거래와 무역을 죄악시 하거나 터부시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빌론이 이 지상에서 영원히 그 자취를 감추게 되는 이유를 성경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또 다른 천사가 뒤따르며 이르되, 저 큰 도시 바빌론이 무너졌도다, 무너졌도다. 이는 그녀가 모든 민족들로 하여금 자기의 음행으로 인한 진노의 포도즙을 마시게 하였기 때문이었다(계 14:8).

그 여자는 자주색 옷과 주홍색 옷을 차려입었고 금과 보석들과 진주들로 꾸몄으며 가증한 것들과 자기의 음행으로 인한 더러운 것으로 가득한 금잔을 손에 가졌더라.
그녀의 이마에 한 이름이 기록되어 있었는데, 신비라, 큰 바빌론이라, 땅의 창녀들과 가증한 것들의 어미라(계시록 17:4,5)

 

특징 세번째다. 생각해보라 큰 도시 바빌론만 특별해서 가증한 일들과 음행이 가득할까? 아니다. 전 세계 큰 도시 어디를 가든지 가증한 일들과 음행이 가득차지 않은 곳이 없다. 엄숙한 국민의 전당, 국회나 대통령 집무실에서 동성애자나 성전환자들을 초청하여 댄스파티를 여는 국가들이 한 둘이 아니다. 때문에 과거 성경해석법에 따라 큰 도시 바빌론이 어느 특정한 과두체제나 집단이 아니라 현대 와서는 거의 모든 큰 도시나 국가가 바빌론의 닮은 꼴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말해 큰 도시 바빌론이 이제는 한 둘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제 결론이다. 큰 도시 바빌론이 자업자득으로 얻은 것은 무엇인가? 무엇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진노를 촉발케 하였나? 그것은 바로 무고한 생명을 죽인 댓가이다. 

 
내가 보매 그 여자 바빌론이 성도들의 피와 예수의 순교자들의 피에 취하였으므로 내가 그녀를 보고 크게 놀라며 이상히 여기니(계시록 17:6).
대언자들과 성도들과 땅에서 죽임을 당한 모든 사람의 피가 그녀 바빌론 안에서 발견되었느니라(계시록 18:22-24).

 

세계를 돌아보라. 지나온 역사 속에 우리 주변에서 기독교를 믿는 다는 이유로 가장 많은 순교의 피를 흘린 광적 집단체제나 국가 시스템을 찾아보라. 아마도 그들이야말로 큰 도시 바빌론의 화신들일 것이다.

 

바빌론이여 영원히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