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읽으며 항상 의문을 품었던 것이 있었다. 인류의 아버지 곧 하나님께서 인류를 다루시는 방법에서 그 자비로움과 진노에 대하여 인간 이성의 눈으로 서로 상충되었을 때 나타난 의문이었다. 오늘은 독자 여러분께 그 중 한 곳을 소개하여 드리고자 한다. 문제의 성경본문은 역대기 상권 20장이다.
다윗이 그 도시 안에 있는 백성을 끌어내어 톱과 쇠 써레와 도끼로 자르니라. 다윗이 암몬 자손의 온 도시들도 이같이 하고 다윗과 온 백성이 예루살렘으로 돌아왔다.(같은장 3절) 참고로 이것은 한글킹제임스 번역이다.
요즘 시각으로보면 정복한 주민에 대한 끔찍한 제노사이드가 아닐 수 없다. 필자는 이 대목에서 일단 의심을 품었다. 성경 번역이 안고 있는 있는 한계와 오류를 이미 알고 있었기에 여타 국내외 번역본을 비교하면서 특별히 잔인성이 부각된 그 대목에 대하여 조사해봐야 겠다는 오기가 생겼다.
먼저 국내 한글 번역성경을 살펴보자.
(개역개정)
(현대어성경)
표현은 다르지만 '일' 또는 '중노역'같은 맥락으로 번역된 곳은 개역한글, 공동번역, 바른성경, 표준새번역, 쉬운말성경, 쉬운성경, 현대인의성경 등이 있다.
(흠정역킹제임스)
이번엔 킹제임스 성경과 같은 줄기의 맥락으로 분류되는 근대 영어 성경 몇가지를 살펴보면서 해당 구절이 어떤 번역 변천 역사가 있어 왔는지 보기로 하자.
Coverdale Bible 1535
As for the people that were therin, he broughte the forth, & parted them in sunder wt sawes, & hokes & betels of yron. Thus dyd Dauid vnto all ye cities of the childre of Ammon. And Dauid departed againe, with the people vnto Ierusalem.
그 속에 있던 사람들을 끌어내어 톱과 갈고리와 쇠망치로 쪼개었다.(AI 번역기)
Matthew's Bible 1537
& he brought oute the people that were in it, and tamed them with sawes and harowes of yron & with brakes, and so dealt Dauid wyth all the cytyes of the children of Ammon. And Dauid, and all the people came agayne to Ierusalem.
그가 그 안에 있는 백성을 끌어내고 쇠스랑과 쇠도끼로 그들을 괴롭혔고 브레이크로 그들을 길들였다.(AI번역기)
The Great Bible 1539
And he brought out the people that were in it, and tormented them with sawes and harowes of yron, and with other sharpe instrumentes, and so dealte Dauid with all the cyties of the chyldren of Ammon. And Dauid & all the people came agayne to Ierusalem.
그는 그곳에 있는 사람들을 데려가서 톱, 철제 경작기, 도끼로 잘랐다. , 이와 같은 방식으로 다윗은 암몬 자손들의 모든 도시들을 대하였다. (AI번역기)
Bishops Bible 1568
And he brought out the people that were in it, and tormented them with sawes and harrowes of iron, and with other sharpe instrumentes, and so dealt Dauid with all the cities of the children of Ammon: And Dauid and all the people came againe to Hierusalem
그는 그곳에 있는 사람들을 데려가서 톱, 철제 경작기, 도끼로 잘랐다. 그리고 다른 날카로운 도구들로도 고통을 주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다윗은 암몬 자손들의 모든 도시들을 대하였다.(AI 번역기)
Geneva Bible 1560/1599
And he caryed away the people that were in it, and cut them with sawes, and with harowes of yron, and with axes: euen thus did Dauid with all the cities of the children of Ammon. Then Dauid and all the people came againe to Ierusalem.
그는 그곳에 있는 사람들을 데려가서 톱, 철제 경작기, 도끼로 잘랐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다윗은 암몬 자손들의 모든 도시들을 대하였다. (AI 번역기)
Noah Webster's Bible 1833
And he brought out the people that were in it, and cut them with saws, and with harrows of iron, and with axes. Even so David dealt with all the cities of the children of Ammon. And David and all the people returned to Jerusalem.
AI 번역 결과는 제네바 성경과 동일함.
특이한 점은 히브리 맛소라 원문에서 1611년 킹제임스로 번역할 당시 히브리어 וישׂר 가 자르다(and cut)로 번역되었다는 사실이다. 1535년 커버데일 성경에서 '쪼개었다'(parted)라고 하는 다소 잔인성이 부각되는 강한 단어와 유사한 단어를 채택했다는 점이다.
성경번역의 함정
사실 오늘 다소 그 잔인성에 있어 문제가 된 역대상 20장 3절 구절은 사무엘하권 12장 31절에도 동일한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 본문 속에는 역대상 20장 3절에 있었던 대규모의 살상은 온데간데 없다.
다윗이 그 도시 안에 있는 백성들을 끌어내어 톱질과 쇠 써레질과 도끼질을 하고 벽돌 굽는 가마로 지나가게 하였으며, 그가 암몬 자손의 모든 성읍들도 그같이 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때문에 AI 번역기도 역대상 20장 3절 본문 가운데 (,) 중심으로 문장이 나뉘는데 앞문장만을 번역기에 돌리면 흠정역 또는 커버데일 성경처럼 쪼개다, 자르다 등으로 번역해주나, 반대로 같은 구절 전체를 번역기에 돌리면 번역 알고리즘이 사무엘하 12장 31절 본문과 비교 분석후, 위 본문처럼 완곡하게 번역해준다. 톱질과 써레질 그리고 벽돌 굽는 가마를 지나는 노역 정도다. 오로지 단어대 단어를 1:1 번역을 원칙 하다보면 동일한 사건을 두고 그 해석의 방향이 정반대일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어쩌면 성경 번역가의 탓으로만 돌리기 보다 아래와 같이 성경을 읽는 독자의 역할도 중요한 것 같다.
성경속 '동일한 역사적 사건'은 반드시 관련 성경 본문을 참조하여 함께 읽고 연구할 것!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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