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에 눌려 죽을 사람

하루살이에 눌려 죽은 사람?은  인류역사 이래 단 한 명도 없다. 그런데 우리가 매일 보는 성경은 그렇게 번역되어 있다. 한 두가지 번역성경만 빼고... 오늘은 매우 가벼운 주제로 글을 시작해 보고자 한다.
 

성경도 유머가 있다?

욥기서 4장 19절을 읽다보면 다음과 같은 절을 만나게 된다.
 
하물며, 흙으로 만든 몸을 입고 티끌로 터를 삼고, 하루살이에게라도 눌려 죽을 사람이겠느냐?(표준새번역)
 
이 말은 아무 이유도 모른체 온 몸에 악창이 생겨 괴로워하고 있던 욥에게 그의 친구 엘리바스가  한 말이었다. 그는 욥이 이처럼 고통 당하는 이유를(욥을 다루고 계시는 하나님의 숨은 뜻) 모르고 있었기에 당연히 욥에게 모든 문제가 있을 거라고 단정하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생각하여 보라 죄 없이 망한 자가 누구인가 정직한 자의 끊어짐이 어디 있는가. 내가 보건대 악을 밭 갈고 독을 뿌리는 자는 그대로 거두나니 다 하나님의 입 기운에 멸망하고 그분의 콧김에 사라지느니라(욥4:7~9).개역개정
 
엘리바스의 말은 바른 말이었지만 욥에게 적용하기에는 무리수가 많을 듯하다. 왜냐면, 욥은 지금 하나님으로부터 온 특별한 시험을 통과중에 있기 때문이다.
 
암튼 오늘의 주제는 욥기4:19절인 만큼 국내 다른 한글 성경들은 이 구절을 어떻게 처리했는 지 좀 살펴보기로 하자.
 
(공동번역)
하물며 땅 위에 터를 잡은 토담에 사는 사람들이랴! 하루살이처럼 쉽게 사라지니...  이 표현은 표준새번역보다는 좀더 낫다는 생각이다.
 
(현대어성경)
하물며 그분께서 고작 흙으로 지은 피조물을 믿음직스럽다 하시겠느냐? 먼지 위에 터를 닦고 사는 사람, 곧 허물어지고야 마는 사람이야 하물며 미더워하시겠느냐?   .....유의해볼 점은 현대어성경은 '하루살이에게 눌려 죽을'이라는 표현이 사라졌다.
 
(신세계역)
하물며 흙집에 사는 자들, 그 기초가 흙먼지에 있는 자들이야 오죽하겠나! 누군가가 그들을 나방보다도 더 속히 짓밟으니... 이곳은 하루살이가 나방으로, 나방보다 더 속히 짓밟히는 존재가 인간? 정도로 번역되었다.
 
(히브리어 직역 구약성경)
하물며, 그들의 기초가 흙이고 좀처럼 짓밟히는 흙집에 거주하는 자들이랴! .... 여기선 '좀'이라는 존재가 '좀처럼 짓밟히는' 처럼 형용사구가 되어 뒤에 나오는 '흙집'을 수식하고 있다. 그렇지, 좀이란 존재는 사람들이 보통 손톱이나 납작한 물건 등으로 짓이기거나 짓밟아서 제거하는게 상식이다. 
 
(개역한글)
하물며 흙 집에 살며 티끌로 터를 삼고 하루살이에게라도 눌려 죽을 자이겠느냐?.... 표준새번역과 같은 번역을 따르고 있다.
 
(개역개정)
하물며 흙 집에 살며 티끌로 터를 삼고 하루살이 앞에서라도 무너질 자이겠느냐?.... 참 대단하다. 하루살이의 위력이여! 
 
(흠정역성경)
하물며 흙집에 거하며 티끌 안에 자기 기초를 두고 좀 앞에서 무너질 자들이겠느냐?.... 개역개정과 번역을 같이 한다.
 
(한글킹제임스)
좀 앞에서도 부서져 버리는 먼지에 기초를 둔 진흙집에 사는 자들은 얼마나 덜 신뢰하시겠느냐? ....히브리어 직역 구약성경처럼 '좀'이라는 존재가 '먼지에 기초를 둔 진흙집'을 수식하는 존재로서 자연스럽고도 상식적인 번역임을 맛보게 해 준다.
 

결론

'하루살이' 에서 '좀'으로 왔다갔다? 이것을 유머로 받아들여야 하나? 오랜 시간의 흐름속에 발생할 수 있는 해프닝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가는게 좋을 듯하다. 그렇지만 '좀'이든 '하루살이'든 좀더 나은 다른 번역본을 따르든지, 그것도 아니라면 수식, 관용구 등의 어법을  제대로 사용하여 상식적이고도 매끄러운 번역을 이끌어내는 것은 어려운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
 
독자여러분의 일갈을 기대해 본다.